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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자의 알맹이('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독서기록/미니멀라이프 2024. 2. 2. 22:01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프롤로그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이 책을 읽으면 이내 마음이 단정해졌다. 저자들의 단순하고 중심이 단단한 삶이 텍스트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의 삶의 알맹이를 엿보며 '나의 알맹이'는 무엇인지, 어떤 모양인지 반복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당신에게 필요한 집은 몇 평인가요?', '얼마나 모으면 돈에 끌려다니지 않을까요?' 두 부분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반면 작은 집에서 우리가 가진 가구는 싱글침대 크기의 책상 하나와 의자 두 개뿐이었다. 너른 책상에서 밥을 먹고, 책을 읽고 일을 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더 이상 가구를 늘리지 않았다. 물건이나 가구를 하나 들일 때마다 생활공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쁜 물건이나 가구일지라도 작은 집에 가져다놓는 순간 발 디딜 곳이 줄어든다. 보기에는 예쁠지 몰라도 살기에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작은 집에 살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작은 집을 꾸미는 최고의 인테리어는 바로 '꾸미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작은 집에 살면서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에 자주 감탄했다. "이렇게 작은 집을 이렇게 넓게 쓸 수 있다니!" 물건이나 가구를 들이려고 할 때마다 우리는 질문한다. '이 물건이 여백과 바꿀 만한 가치가 있을까.' 길게 고민하지 않아도 답은 나왔다. 대부분의 물건이나 가구는 여백과 바꿀 만한 가치가 없었다. 이 질문 하나면 물건을 들이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그렇게 우리는 작은 집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p.23)

     하지만 짠돌이 기질이 있는 나는 하나의 공간을 아낌없이, 낭비 없이 사용하는 편이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물건이든 공간이든 충분히 사용한다고 느낄 때  깊은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p.24)

     

     주인공들은 24평 단독주택에서 8평짜리 원룸으로, 그리고 다시 테라스 공간이 있는 아홉평의 집으로 이사를 간다고 쓰여있다.  나는 17평 투룸에서 거주 중이다. 오랜기간 이 공간은 좁고 낡은 것 같다고 만족하지 못했었다. 이 공간을 벗어나야 할 '임시 거처'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생기고 짐을 정리하고 집을 정돈해가면서 이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 지금 생각으로는 평생 나에게 17평 정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살림과 삶을 꾸려 갈 수 있을 것 같다. 여백을 사랑하는 주인공들의 마음을 나도 비슷하게 느낀다.  
     나도 나에게 잘 맞는 공간을 찾아 지금보다 더 작지만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몇 평일지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공간분리형 원룸이나 1,5룸 정도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로만 살림을 꾸려보고 싶다.

     

     

    지금의 우리는 어디에 얼마큼의 돈을 썼는지, 그리고 소비가 얼마나 만족스러웠는지 살펴보기 위해 가계부를 쓴다. '이건 사지 말았어야 하는데,,,,,'하며 후회하지도 않고, '더 아꼈어야 하는데,,,,,'하며 반성하지도 않는다. 돈을 썼을 당시에 무언가를 사고 싶어 했던 우리의 마음을 부정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저 '이걸 사고 싶었구나'하며 그때의 마음을 존중해준다.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만족스럽게 썼는지'를 살펴보는 용도로 가계부를 쓰다 보니, 돈을 잘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p.69)

     우리가 생각하기에 '돈을 잘 쓴다는 것'은 '충분하다'고 느낄만큼의 만족스러운 소비를 하고, 그 이상의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않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이 있더라도 '지금의 내가 부족함이 없다 느끼는 지점'을 잘 알면 필요 이상의 소비를 막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만족과 불만족 사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자기만의 충분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p.70)
     이를테면 평수를 좁혀 이사했는데 의외의 간편함을 발견하고 '내 생활 패턴엔 작은 집이 잘 맞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역시 집은 크면 클수록 좋아'라고 확고한 기준이 생길 수도 있다. 이처럼 돈을 써서 무언가를 가지거나 경험하면 그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이 생긴다. 이 생각이 쌓이면서 자신이 어떨 때 만족스럽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가게 된다. 자기 만족의 기준을 분명히 알면 "넌 왜 매일 똑같은 옷만 입어?"같은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잘 흘려보낼 수 있다.(p.70)
     '짠테크', '절약', '무지출' 등에 심취하여 과하게 아껴보려고 했던 기간이 있었다. 예를 들면 '한 달 용돈 20만원으로 버티기'와 같은 목표. 물론 이런 무리한 목표는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하고 좌절감만 불러 일으켰다. 가계부는 그저 '이 돈은 쓰지 말았어야지'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연관된 소비목록 투성이였다. 
     소비와 나의 관계를 재조정하며 '나는 한 달에 얼마정도는 써야해'라는 기준이 생겼고, 지금은 기준선 내외에서 지출하려고 한다. 나의 만족지점은 월 용돈 70만원 정도이다(사실 이것도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니 이 안에서 맞추려고 노력중이다). 나의 만족지점을 파악하니 한 달 예산, 일주일 예산, 구매해도 되는 품목, 구매하면 무리가 되는 품목 등 소비에 대한 기준이 비교적 명확해지는 면이 있다. 저자의 말대로 돈을 썼을 당시의 마음을 존중하며 '이걸 사고 싶었구나'하는 태도가 오히려 적정수준의 소비를 지킬 수 있게 해준다는 저자의 말이 매우 공감된다. 

    그 외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글을 쓰다 말고 문득,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쓰던 댓글을 모두 지우고 이렇게 답했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하는 사람이고, 과거의 우리가 내뱉은 말에 얽매여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상에서도 우리가 변해가는 못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양새는 얼마든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걸 흥미롭게 본 사람에게 굳이 샴푸를 다시 사용하는 걸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지금의 삶과 지금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일상을 공유하는 거니까.(p.216/'어떤 말을 들을 때 상처 받나요?(모두에게 내 삶을 납득시키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변한다. 나의 변화나 타인의 변화가 당황스러워 외면할 때도 부정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모두 시시각각 변화하는 존재이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그때는 그랬을 수 있고, 지금은 이럴수 있다, 그리고 또 이후에는 다른 형태일 수 있다는 쉽지 않지만 유연한 자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파트였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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