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매력적인 제목인가. '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돈 이야기'라니. 필자는 '은거생활'자체를 강조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생활 패턴을 찾다보니 은거생활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나도 최소생활비만 벌면서 은거 비슷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했었다. 지금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당장은 은거생활을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사회생활이 벅차게 느껴질 때마다 집에 돌아와 이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나만의 은거 생활을 상상하며 많은 위로가 되었다.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반드시 옳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소화하는 일이라도 내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힘든 겁니다.내가 실감하는 감정에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누가 더 힘든지 따지는 일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다만 '힘들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반드시 도움을 줍니다. 그러니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 그 느낌을 절대 잃지 말고 간직하세요. 나만의 실감을 '사회의 당연함'에 내주어서는 안 됩니다.(p.18)
타인의 의견과 상관없이 내가 힘들다고 느끼면 힘든게 맞다는 말이 공감이 된다. 힘들다는 감정은 어차피 주관적인 것이며, 개개인은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각자가 고충을 느끼는 정도는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이것을 인정하고 나의 힘듦을 인정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아직도 그 과정중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거처를 옮기기 전에는 '이렇게 매일같이 일을 하다니.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못하네'라며 투덜투덜 불평만 해댔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상태를 벗어나고 보니 이사를 하면서까지 해보고 싶은 일이 딱히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습니다. 왜일까? 얼마간 생각한 결과 '하고 싶은 일을 못해서 싫었던 게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해서 싫었던 거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만족이라는 건 무언가를 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을 때 얻을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그런 것을 깨달을 여유도 사라지더군요. 그날 이후, 저는 만족의 최저 지점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p.58)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안 할지에 주목해서 만족의 최저 지점을 파악해두면 나중에 망설임이 사라집니다.마음이 굉장히 편해집니다.(p.60)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샘솟는 에너지와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빼앗기는 에너지를 비교해 보면 후자가 훨씬 큰 것 같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해서 에너지가 소진되어 결국에는 하고 싶은 일까지 없어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해봤다. 어떤 사람은 부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던데, 정말 동의한다. 무엇을 더 가질까, 어떤것을 더 이루어내야 할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자신의 '만족의 최저지점'을 파악하는 것이 최고로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불가능 하겠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벌고 싶다.
최저생활비에서 노동량을 역산하면 경제적인 불안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그 이상으로 일할지 말지 스스로 결정할 자유가 생긴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이것이 최대 혜택일 수도 있습니다.(p.112)
최저생활비에서 노동량을 역산한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계산을 해보니 나의 경우 150만원 정도였다. 그런데 150만원으로는 저축을 할 수가 없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문제가 된다. 현실적인 이유로 은거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은거생활은 나에게도 잘 맞는 라이프 스타일일 것 같다.
은거 생활에 적응한 뒤로는 그런 동경도 사라졌습니다.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잘 아는 지금은 '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면 충분합니다.'부자'가 되는 것보다 이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함을 실제로 경험해보고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삶을 위한 수단은 결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거든요.(p.136)
돈을 벌 때의 감정이 돈을 쓸 때는 물론이고 쓴 다음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벌 때의 감정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p.155)
정말 그렇다. 돈을 벌 때의 감정적 상태가 돈을 쓸때와 그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돈을 벌 때의 감정이 부정적이라면 돈을 쓸 때도, 쓰고 난 이후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가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최소한 돈을 벌 때 긍정적 감정 까지는 아니더라도 혐오감정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뺀 상태로 돈벌이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